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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DAYZ에 대한 잡설.



<링크>킬러의 심리를 파악할 수 있는 게임인 「DayZ」가 발매 후 1달만에 100만 DL를 돌파한 이유는? 





1.

DAYZ에서 PK(Player Killing)는 매우 무게감이 있다. 플레이어의 죽음은 영구적이며 처음부터 시작해야한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이 곳에서 돌아다니는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조건에 있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으며, 내 삶의 무게와 다른 사람의 삶의 무게는 같다는 것을 아는 상태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과 소통하게 된다.
내 눈앞에 있는 타인은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그 아이템들을 모았을 것이고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단 총알 몇발로 그 노력은 물거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게임은 우리를 연대하지 못하도록 유도를 한다. 다른 사람들과의 연대는 먼 미래의 불확실한 이득과 계속해서 남아있는 배신의 위험성을 안고 가야하지만 타인을 배제하고 플레이 한다면 즉각적이고 확실한 이득을 챙길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아직 DAYZ에서 여러명이 필요한 행위가 수혈을 제외하곤 없기 때문에  그런것도 있다. 업데이트를 통해서 협동이 필요한 컨텐츠들이 조금씩 생기겠지만 그래도 협동보다는 배신이 더 이득일 것이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살인의 주체가 될 수 있다. 내가 원했던 원하지 않았던 우리는 누군가를 죽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건 어쨌던간에 우리가 고른 선택이다. 그렇다고 이 게임은 스펙옵스 같은 게임처럼 우리에게 죄책감을 바라고자 하는 건 아니다. 방아쇠를 당기기 전에, 아니면 당기고 나서 생각해보자 내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는가를.

다만 한국 같은 경우에는 타인에 대한 타자화가 능숙하기에(특히 언어문제는 그러한 현상을 더 심화시킨다.) 덜 공감가는 내용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2.

 이 게임은 생존게임 답게 복잡한 요소들이 많으며 특히 DAYZ가 스탠드얼론이 되면서 사소한 것들이 많이 생겼다. 수혈에는 혈액형을 따져야하며, 더러운 붕대를 썼을 경우 감염이 되기도 하며, 내가 맞는 부위에 따라서 착용한 아이템의 내구도가 떨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다양하게 신경쓸 것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은 오히려 MOD시절보다 깊게 팔 요소는 적다. 우선 이러한 사소하게 추가된 것들 중에서 몸이 젖는 것처럼 존재만하고 아무런 기능을 못하는 미완성적인 부분도 있고, 애당초 평소에 조심한다면 새로 추가된 요소들을 맞닥뜨리는 일이 거의 없다. 생존 게임이지만 자원이 풍부한 편이라서 아이템이 잘 나오는 몇몇 장소들을 돌아다니면 옷과 먹을 것 정도는 넉넉하며 총알을 많이 소비할 일이 없기 때문에 탄환 수급도 원활한 편이다. 다른PC(Player character)를 제외하면 주적은 좀비가 되는데 좀비들이 그렇게 강하지 않기 때문에 나 같은 경우에 도끼만 들어도 10:1정도는 한대도 안 맞고 거뜬하게 싸울 수 있다. 그나마 0.46 패치가 되면서 5.56mm탄환과 m4를 구하기가 힘들어져서 희귀 아이템이 되었지만, 그전 버전만해도 남부 해안가에 있는 일렉, 체르노 ,발로타만 돌아도 풀템을 하루 만에 맞출 수 있었다. MOD시절에는 풀템 맞추는 것도 전보다 까다로웠고 아이템을 맞추고 나면 탈 것 을 고치고 타면서 놀 수 있었기에 스탠드얼론 시절 때 보다는 놀거리는 많았다. 

물론 명심해야 할 것은 이 게임은 아직 알파 버전이고 꾸준히 업데이트가 되는 중이라는 것이다. 조만간 MOD를 따라 잡을 것이고 그리고 나서 그 다음으로 나아갈 것이다.




3.

이 게임을 하면서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하는 말은 낚시와 같은 재미의 게임이라는 것이다. 찰나의 몇분을 위해서 몇시간을 뛰어다녀야 하는 게임이라고. 나 같은 경우에는 하루에 평균적으로 2,30킬로 미터 정도를 뛰어다니는 경우가 많았다.(실제로 이렇게 돌아다녔으면 살이 안 쪘을텐데) 이 게임은 요즘 게임과 다르게 느리고, 복잡함을 추구하는 게임이다. 다양한 종류의 질병과 부상이 존재하며 고치는 방법도 다양하다. 내 친구가 소독제를 실수로 삼켰는데 그 친구가 가지고 있는 물과 내가 가지고 있는 물을 한번에 다 먹여서 토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사격을 할 시에도 적과 나의 거리, 탄이 날아가는 속도 등을 고려해서 쏴야 한다. 나의 경우에는 적과 거리를 빨리 판독하기 위해서 ACOG스코프로 거리 재는 법을 구글에 검색해서 익혀야만 했다. 다른 사람과 멀리서 음성 대화를 하고 싶으면 무전기를 구해서 주파수를 맞춰야 한다. 이런식으로 이 게임에서는 진입장벽을 높이는 많은 것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은 그러한 수고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있다.(그러한 현실적인 요소를 기대하고 게임을 구입한다.) 그리고 복잡해보이지만 현실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그러기에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다. 복잡하고 다양한 욕구를 채우기 위해서 아이템을 구해야 하고 아이템은 주로 탐색을 통해서 구하게 된다. 이 탐색을 위해서 돌아다녀야 하는 길이가 엄청나기 때문에 진행은 더뎌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느린 진행은 위기를 만나게 되면 급격하게 돌아가는데, 위기는 여태 쌓았던 자원과 장비, 경험을 통해서 극복된다. 이는 단조로움에 대비되는 의미있는 순간임과 동시에 여태까지 겪었던 단조로움에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그러기에 플레이어는 이 단조로움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P.S 

플레이타임은 MOD 20시간 SA 40시간 이고 플레이 했던 버전은 0.44~0.46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