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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화이트데이: 학교라는 이름의 미궁에 대한 잡담 ※1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2 1.02버전 / 어려움 난이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제가 12살 때 마트에서 화이트데이와 오재미가 들어있는 주얼 CD를 샀었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깨진 못했습니다. 첫 번째 시도에서는 교무실에 들어가기만 하면 튕겨서 못했었고 몇 년 뒤에 했을 때는 아기 귀신에게 토우 인형을 주면 튕겨서 결국 엔딩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 사이 소년은 예비군 5년 차가 되어서 화이트데이 리메이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엔딩까지 가는 데 성공했죠. 전작과 비교해서 귀찮았던 퍼즐들을 요즘 시대에 맞게 리뉴얼하고 엔진과 에셋들도 싹 갈았습니다. 그리고 당시에 설정만 있고 넣지 못한 귀신들을 새로 추가하였습니다. 원작과 제일 큰 차별점은 역시나 그래픽이겠지만 그다음은 새로 생긴 컨텐.. 더보기
디텐션:반교에 대한 잡담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진엔딩, 배드엔딩 모두 참고해서 썼지만 진엔딩의 관점이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1. 반교의 퍼즐은 정교한 규칙을 가지고 일관적이고 논리적인 구성이 된 퍼즐이 아니라 다른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 게임과 비슷한 구성을 보입니다. 하지만 상황을 구성하고 그 상황을 타개하는 방식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쯔꾸루 게임에서 자주 보이는 맥락 없이 퍼즐이 놓여 있는 구성을 보입니다. 프롤로그와 1장과 2장은 매우 평범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배경이 어느 정도 현실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상황이 구성되어 있지 않습니다. 어떤 상황이 생기면 문제의식이 생기고 그 문제 인식에 기반을 두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게 됩니다. 하지만 이 게임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구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주인공.. 더보기
허스토리에 대한 잡담 ※스포일러 주의 보통 줄거리는 시간 순서대로 진행됩니다. 거기서 복잡해지면 시간 순서를 바꾸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간 순서를 바꾸어도 작가가 의도한 순서대로 줄거리를 따라갈 수 밖에 없습니다. 선형적으로 진행되는 이야기 진행을 벗어나기 위해선 책이라면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고 다 읽으면 아무 페이지나 펴서 읽고 해야 합니다. 영화라면 시퀀스 마다 잘라서 임의의 순서대로 봐야합니다. 이런식으로 이야기를 접한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엉망진창일거란 생각부터 들 것입니다. 감정선은 제멋대로이고 이야기에서 중요한 비밀을 먼저 알아버릴 지도 모릅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보통 영화나 책은 선형적인 구조인 것을 전제로 하고 디자인된 줄거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비선형적인 구조를 가진 이야기. 더 정확하게는 .. 더보기
스팀 컨트롤러 샀는데.. 10월에 스팀 컨트롤러와 엑스박스 원 엘리트 컨트롤러를 구입했습니다. 엘리트 컨트롤러는 기어스 오브 워 4를 하기 전에 임펄스 트리거를 지원하는 컨트롤러를 사고 싶어서 샀습니다. 그리고 스팀 컨트롤러는 기존의 컨트롤러와 다른 구조의 컨트롤러라서 호기심이 든 것도 있고, 문명6 돌릴 때 쓰면 괜찮아 보일 것 같아서 한 번 구입했습니다.먼저 도착한 엘리트 컨트롤러는 너무 만족스러웠습니다. 마감부터 시작해서 조작감, 패들까지 전부 제 맘에 들었습니다. 그 다음 스팀 컨트롤러를 기다렸는데 하필 제가 문명을 충분히 즐기고 난 후에야 도착했습니다. 뭐 어쨌든 왔으니 이것 저것 돌려가면서 한 두시간 테스트 해본 결과...이건 좀 아니더군요.일단 문제의 트랙패드부터 이야기 하자면 저는 적응하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우.. 더보기
레플리카에 대한 잡담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레플리카는 다른 사람의 휴대폰을 조작해서 휴대폰 주인에 대한 이야기를 알아내는 게임입니다. UI와 조작은 실제 휴대폰과 유사하게 디자인되었습니다. 터치 중심의 인터페이스를 마우스로 플레이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불편한 감이 있습니다. 게임 안에 등장하는 가상의 기기를 조작하는 게임은 이미 많이 있습니다. 최근에 나온 게임 중에서도 슈퍼핫은 DOS처럼 텍스트로 이루어진 가상의 컴퓨터 OS를 조작해서 스토리를 진행합니다. 레플리카와 비슷한 예로는 아날로그: 어 헤이트 스토리가 있는데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어느 우주선의 터미널을 조작해서 과거에 일어난 일을 알아내고자 합니다. 여태까지 말한 게임들은 PC게임이기 때문에 이에 적합한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커서 기반의 .. 더보기
소마에 대한 잡담 1.소마(SOMA)는 암네시아 : 더 다크 디센트를 만든 프릭셔널 게임즈에서 제작한 1인칭 호러 어드벤처 게임입니다.소마는 전작에서 본인들이 인디 쪽에서 한동안 유행을 시켰던 게임 구조를 다시 가져왔습니다. 플레이어는 적에게 저항할 수 없고, 적은 플레이어를 쫓아 돌아다닙니다. 플레이어는 적을 숨어다니거나 쫓기면서 주어진 과업을 시행해야 합니다. 여기서 적의 AI를 발전시키고 다양한 자원을 수집하고 이를 관리해야 하는 구조로 만든다면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이 되고, 메커니즘을 단순화시켜서 캐주얼하게 만든다면 아웃라스트 같은 게임이 됩니다. 거기서 더 게임 구조를 단순화시키면 P.T와 같은 게임이 됩니다.전작인 암네시아는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과 아웃라스트의 중간 정도의 복잡함을 지닌 게임이었습니다. 잠입메커.. 더보기
Everybody’s Gone to the Rapture에 대한 잡담. (어차피 이 글을 읽을려면 이미 플레이 해봐야 하지만 일단 링크) 1.Dear Esther(이하 에스더)로 유명한 차이니즈 룸에서 지난 여름에 신작 Everybody’s Gone to the Rapture(이하 랩쳐)를 발매했습니다. 일단 전작인 에스더에 관해선 전에 써놓은 글이 있으니 그것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하프라이프2의 모드로 에스더가 공개된 이후에 많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에스더는 다시 다듬어서 상업용 게임으로 발매하였고, Amnesia 프랜차이즈 게임을 하나 발매 했습니다. 이제 차이니즈 룸은 크라이엔진을 사용하고 여러 명의 성우를 기용해서 에스더에 비해서 몇배나 큰 볼륨의 게임을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볼륨이 커지면서 랩쳐는 에스더와 비교해서 여러 차이점이 생겼습니다. 우선 제일 큰 차이점은.. 더보기
게임과 스토리에 대해서 짧게 주절주절 둠의 개발자로 유명한 존 카맥이 했던 유명한 말이 있다. “게임에 있어서 스토리는 포르노에 있어서 그것과 같다.” 얼핏 들어보면 맞는 말 같다. 스토리가 없어도 게임의 구조 자체는 성립이 가능하니까 말이다. 컷신을 스킵해도 플레이에 지장이 없는 경우가 많고, 슈퍼헥사곤이나 대다수의 리듬게임처럼 스토리를 배제한 게임이라도 게임자체로써는 성립이 가능하다.네러티브의 배제는 다른 매체도 가능하다. 음악에도 절대음악이란 것이 있고, 미술 쪽에서도 점, 선, 면 같은 조형적인 요소만으로 그림을 그리려는 시도가 있었고, 영상 쪽도 네러티브를 배제하고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러면 궁금한 점이 생긴다. 그러면 왜 작품에 네러티브를 넣는 것일까? 포르노 얘기를 했었으니 포르노를 예로 들어보자. 물론 포르노에도 밑.. 더보기
어쌔신크리드:유니티 잡담 0.결론부터 말하자면 어쌔신크리드 유니티(이하 유니티)는 엄청난 실패입니다. 전작에서 이룬 많은 것들을 버리고 새로운 방향성으로 시작했지만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1.개인적으로 전작의 컴패니언 앱은 꽤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지도로 쓸 수도 있고 항해 도중에 손이 비면 함대를 다른 곳에 보내는 등의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유니티의 컴패니언 앱은 있으나마나 입니다. 직관적이었던 전작의 컴패니언 앱과 달리 유니티의 컴패니언 앱은 미션을 하는 방법이나 보상을 받는 방법 등이 복잡해져서 별로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습니다. (이건 본편이 재미없어서 애정이 없는게 큰 것 같지만...) 거기에 전작처럼 배를 타는게 아니라서 손이 항상 바쁘기 때문에 따로 핸드폰을 들어서 지도를 조작하기 힘듭니다. 마지막으로 .. 더보기
사일런트 힐즈 P.T.에 대한 잡담 1.P.T는 게임 그 자체로나 외적으로나 잘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P.T는 2014년 게임스컴에서 특별한 정보 없이 공개되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PSN으로 무료로 풀렸습니다. 눈치 좋은 사람이라면 이 게임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을 겁니다. 이 게임은 고의로 숨겼을 거란 생각이 들 정도로 정보를 꼭꼭 숨겨놨었습니다. 이 게임은 고의적으로 게임을 난해하게 만들어서 클리어 시간을 (주목을 충분히 끌 만큼)지연시켰고, 사람들이 이 게임에 대해서 이야기하게 했습니다. 특히 게임의 마지막 루프는 악랄해서 몇 시간 동안 깨지 못하는 사람이 속출했었고, 깨는 방법이 랜덤이다 라는 소문이 들릴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결국 엔딩에서 게임의 정체를 밝히게 되는데 알고 보니 이 게임이 유명 프랜차이즈인 사일런트 힐 시리즈의.. 더보기